2gaLee
1999/07/17 – 1999/07/30

2gaLee展- In Memory..

장소: 대안공간 루프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Venue: Alternative Space LOOP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In Memory

주지하듯 우리의 전시는 그 형식적 내용적면에서 명확한 입장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는 개개인이 어떤 순수하고도 단순한 울타리 속에서 서로의 개인적이고도 신중한 문제들을 거론해 나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인간 본연의 모습이 드러내는 두려움, 안타까움, 기쁨, 분노, 슬픔과 그 밖의 단순하고도 미묘한 상태들이 어쩌면 우리를 가장 솔직하게 내보일 수 있게 해주는 요소라고 믿는다. 예술, 그것으로부터 인간 본성의 심층에 대한 이해나 삶에 대한 풍부하고도 신중한 통찰을 구한다는 것이 예술의 존재이유가 되어 왔다.

이러한 예술의 진리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표현의 방식이나 그 과정에서 우리를 늘 모호함속으로 밀어 넣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간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죽음” 이것이 우리 작업의 계기였다. 처음에 우리의 문제 접근 방식은 지극히 위험한고 모호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변화의 과정을 거쳐가면서 주제의식을 잃지 않고 “죽음”이 주는, 그리고 우리의 시작에서 갖고 있던 생각들을 확장시켜 나아가려 했다. 우리의 전통적 관념에서의 “죽음”처럼 우리는 개인적이고도 외로운 전통적 관념에서의 “죽음”처럼 우리는 개인적이고도 외로운 하나의 사건으로 죽음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 죽음을 통해 파생되어진 남겨진 자와 떠난 자를 하나의 객석으로 불어들이려 했다.

떠난자와 영혼은 세상속의 그 작은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작은 깨달음도 하나의 이벤트도 아니다. 그것은 마치 내가 슈퍼에서 선택하지 않은 물건에 대한 무관심과도 같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죽음은 하나의 사건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충격과 깨달음으로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으로서의 보여짐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계기로서 자리잡음하는 과정들을 거치게 되었다. 다시 예술의 진리에 관해 애기하자면 우리의 계기를 그 형식적인 면에서만 메여서 그것은 단지 한 개인의 사건으로 끝낸다면 죽은 자비를 위한 객석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되물음들이 우리를 “죽음”이라는 계기의 확장에 대해 고려하며 보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 해결방식은 그 해석적인 관점에서 무척이나 많은 잡음들을 불러 일으킬만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우리가 놓지 않으려 했고 놓지 않았던 끈의 시작은 “경희”였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과 작업의 보여짐을 통해 그 끈의 마지막 매듭을 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우리의 시작점으로 잡으므로써 여전히 우리들의 객석을 채우고 있는 그 사건의 주인공을 만나려 한다. (우리 주위의 많은 그 같은 사건속의 기억들 또한)

만남 Ⅰ
3월 31일 6시 전골마을
경희를 위한 전시를 계획한 첫모임.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음.
학번 짱과 전시 기획부를 선출함. 홍보부도. 어떤 형식으로든 경희에 대한 우리의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음. 죽은이의 유품을 태우듯. 우리 자체 안에서 죽은 이를 마무리를 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하여… 아직은 너무나 막연한 느낌,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2차로 woodcavin에 가서 좀더 구체적인 방향을 예기함.
경희가 초점에 된 전시가 되느냐, 아니면 학번전 안에 경희를 참여시키는 전시가 될 것이냐를 두고, 논쟁이 오감. 그 어느쪽으로 방향을 정할지는 좀 더 논의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귀결됨. 최연옥의 생일이었으므로 새벽까지 그 핑계로 논의가 더욱 길게 이어짐.
술값은 최연옥이 다냄.

만남 Ⅱ
4월 7일. 7시 잉카
기획부들과 짱과 홍보부들이 모여, 조사해 온 참여인원과 예산을 타진. 학교 현대미술관을 섭외해 봤으나, 지금은 사정이 허락하지 않은 관계로 다른 쪽을 알아 봐야겠다는 얘기가 나옴. 아트북에 대한 얘기가 진행됨.
책 자체를 우리가 제대로 보관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잘 만들어 내자는 의견. 경희를 테마로 한 책. 아트북은 어느정도 방향이 잡힌 듯.

만남 Ⅲ
4월 21일 6시 비룡 기획팀이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갖는 두 번째 만남.
외부의 사람들의 의견과, 또 내부에서 종합되지 않은 의견들이 혼합되어 갑자기 혼란스러운 상태가 됨. 전시 자체의 의미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에서부터, 작가로 활동 하려던 계획이 없던 친구의 추모전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미약하여 자칫하면 집안 잔치가 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전시를 여는 것 자체에 대한 확신과 의지가 마구 흔들리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음. 게다가 기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냐, 또 전시라는 것이 결코 치뤄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 등등등…
분분한 의견들이 난무하던 가운데, 결국 우리가 찾은 대안은. 우리가 기억하는 친구를 우리만의 작업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좀더 확장되고 의미있는 전시의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는것. 갑자기 물을 만난 고기들처럼 생기가 도는 사람들. 동시에 테마에 관해 더 이야기가 진행되던 가운데, ‘이갈이’라는 그룹명이 제안됨. 유치에서 영구처럼 이가 갈리는 현상이 우리의 경험. 즉 죽은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는 의미와 맞물려 새롭고 의미있는 이미지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좋은 이름인 듯.
확정은 보류.
전시장을 찾아나서야 할 때 기존의 전시장의 형태가 아닌 좀 더 색다를 공간을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를 더 이상 축소된 개념내에서
치룰 것 같지 않으므로. 그에 걸맞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만남 Ⅳ
4월 28일 잉카. 7시
어떤 식으로 작업할지 각자가 전시 • 계획 및 에스키스를 해와서 모인 만남.
판화라는 평면작업에서 그치지 말고 좀더 많은 형식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지배적. 설치와 영상, 퍼포먼스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그러한 작업의 테마를 경희로 하자고….
‘이갈이’로 그룹명을 확정.
동시에 전시기획서를 작성.
전시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좀더 계획적이고 치밀한 계획서가 나오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므로.
전시장 분위기를 우리에게 기억되는 경희의 이미지. 혹은 그녀를 포함한 사건의 전반이 우리의 생에 남긴 흔적 등으로 채우자는 의견이 나왔다.
아직 작업의 방향은 조금 불투명.

만남 Ⅴ
5월 2일 미대벤치 2시
전시의 방향이 추모전에서 경희를 테마로 한 그룹전으로 바뀐 이유를 다시 한번 주지하고. 모임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로 전달할 것을 지시함.
계획서를 작성. LOOP라는 대안공간에 계획서를 제출. 기다려 볼 수밖에….

만남 Ⅵ
5월 22일 축제중인 우리과 주점.
LOOP로 전시장이 잡힌 이후 첫만남. 그러나 전시장은 잡혔으나, 전시준비에 대한 진행은 갑자기 정지된 느낌. 일의 진행이 미적거리게 되는것에 대해 좀 강경하게 얘기했더니, 기획은 ‘재떨이’라고 불리웠음.
결국, 재떨이는 각 파트에 팀장을 뽑아서 책임을 일임하는 체계로 일을 꾸밈.

만남 Ⅶ
5월 30일 LOOP 2시 팀장 들끼리의 회의.
정현은 이때부터 영상을 찍기 시작함. 또한 아직도 전시 방향에 대해 제대로 주지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문제가 제시되면서, 그 문제의 심각성을 논의하게 됨. 일의 진행과는 또 방향이 다르게 엇나가는 의견들….
다 같이 모이는 날을 정함.

만남 Ⅷ
6월 2일 7시 LOOP
지금 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모임.
우리가 우려했던 문제점. 일의 진행이 모든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 하나의 뜻으로 전시주제를 모으는 것을 이제서야 방해하는 형국이 됨. 난항 또 난항. 경희를 위한 전시가 아닌, 우리의 전시가 되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짐. 두 파트로 나뉜 이야기의 진행으로 인해 또 한번 그룹 자체게 대한 회의의 분위기가….
전달의 미흡함이 결국에 지금에와서 그 의미 마저도 왜곡되게 전달되게 될 줄이야….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의 노출로 인해, 더욱 우리 전시의 방향 전환의 당위성을 다시 다지는 계기를 만들게 됨. 일은 이래서 힘들다.

가방 꾸리기 (설치 Team)
가방속의 일상적 물건들은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중요한 소품들이지만 우리에게 별다른 의미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관심있어 하는것은 남겨진 것이고 소품에 묻어 있는 흔적들이다. 그것은 감정적인 집착과는 다른 것이다.
하나의 가방이 떠나기 위한 준비라면, 나머지 하나의 가방은 여행의 끝에 돌아온 가방이다. 그 여행의 끝에서, 혹은 여행중에 우리들은 우연히 만나 같이 머무르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면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서로의 흔적을 여행 가방속에 담아오게 된다.

그것은 물론 실체가 없는 기억과 느낌이라는 신뢰할 수 없는 소품들이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다른 것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여행은 우리의 삶 자체인 동시에 우리의 친구가 남기고 간 흔적을 발견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우리는 그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하나 둘씩 모으며 준비하려 한다.

퍼포먼스 작업 Team
끝도 알 수 없는 드넓은 바다일뿐이며 또한 하늘일 뿐인데 우리는 한편에 서서 그들을 ‘수평성’이라고 부른다.

하나의 사건 내지는 어떠한 일로 인하여 우리는 일순간 선택하고, 결정하며 갈등의 촉각을 세운다. 보여지는 갈등이라면 좀 더 쉬울텐데 보여지지 않음에 ‘두려움’과 더불어 갈드으이 폭은 증폭되는지도 모르겠다.
‘경계’라는 모호한 단어를 어떠한 상황에 어떠한 곳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인간사이의 경계막 – 그 안에 있는 삶과 죽음의 경계막도 더불어 – 에 대해 고민해 본다. 일치할 수 없는 나와 나 사이의 그 갈등에 대해 명쾌히 대답할 수 없음에도 끊임없이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떄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덤덤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수용할 줄 알면서….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고 자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