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eng Gon Han Solo Exhibition
Saeng Gon Han
2000/04/22 – 2000/05/04

한생곤 개인전

참여 작가: 한생곤
장소: 대안공간 루프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Saeng Gon Han Solo Exhibition

Artist: Saeng Gon Han
Venue: Alternative Space LOOP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한생곤은 10년전부터 일기를 쓴다.

무슨 이미지를 썼는지 ‘힐끔’ 보게만 해 주었다. 글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 해서일까. 그는 그림을 보여준다. 그 그림들을 자세히 뜯어봐도 된다. 그림이 글로써 드러낸 표현보다 더 편안해서일까. 그는 그림쟁이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일기에 못지 않은 주변의 이야기이건만 궂이 그림을 보라고 한다. 쌓여가는 일기의 페이지 수처럼 그려나간 그림을 보며 일기장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그의 그림이 일기와 연관시켜 지는 것은 기록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언제 무었을 그렸는지, 그의 화면에 필수 요소가 된, 간단한 글귀들이 그러하다. 그의 그림에 담겨있는 주변의 이야기가 너무 따뜻할 것 같아서 이기도 하다. 그의 예전 작업을 보다보면 그의 주 관심사가 주변의 가까운 것들에게 돌아오게 된것은 퍽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때 큰 숲을 바라보며 그 숲이 얼마만한지, 어디로 뻗었는지에 대한 원대한 시선은 이제 아주 가까운 곳에 머물고 있다. 나무는 더 이상 점일 수 없다. 나무는 마디가 툭툭 불거져 나오고 잎의 방향이 자유롭고 그 뻗은 모양이 수려한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름다운 독립 오브제이다. 싸우다가도 그가 그린 그림에서 느껴지는 애정어린 시선때문에 더이상 화를 내지 않게 된다는 그의 친구의 말처럼 주변인물들은 한생곤의 각별한 애정표현을 수시로 느낀다. 그의 시선에 잡혀서 그려진 모습들은 스냅 사진 처럼 순간의 이야기이고 회상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임에 틀림없다.

한생곤의 주변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정밀한 연필 소묘에서부터 아주 간단한 붓터치까지 다양한 표현력을 통해 들을 수 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스럽게 그려진 다양한 포즈와 다양한 표정은 단색 드로잉인데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색을 느끼게 한다.

이들은 그의 다큐멘테리 스냅화이고 모델들에 대해 감상자의 부러움을 살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특이한 방식으로 자극한다.

김인선, 루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