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su Han: Saenghwang Bang-at-gan
- Organized / Presented by Alternative Space LOOP
- Sponsored by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VOKS KOREA
- Performance: 2021 May 22nd(Sat) PM 2, 5
Reservation
Jisu Han: Saenghwang Bang-at-gan
한지수: 생황 방앗간
한국의 전통 관악기 ‘생황’으로 기악 독주곡 ‘산조’를 창작하는 ‹생황 방앗간› 프로젝트는 전통예술의 보존과 전승을 뛰어넘어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길 기대하는 젊은 음악가의 시도다.
산조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작곡을 의미하지 않는다. 평생에 걸쳐 한 곡을 다듬어나가는 산조에는 한 음악가의 삶과 경험이 누적되어 있다. 산조의 앞에 ‘○○○제’ 혹은 ‘○○○류’라고 만든 이의 이름이 붙는 것처럼, 산조에는 한 사람의 이름과 같은 고유한 이야기가 담긴다. 시간의 흐름과 인생에 따라 여러 생각이 이기고 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조 또한 자연스레 가락이 더해지고, 생략되며, 변해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으로, 한 음악가가 자신의 첫 번째 산조를 만들어 세상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전시로 풀어낸다.
산조는 살아있는 소리다. 봄에 푸른 새싹이 피어나 여름에 진한 초록색으로 숲이 울창해지고, 가을에 빨갛게 익은 낙엽이 지며 겨울에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계절의 모습처럼 산조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산조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조선 후기, 김창조 명인에 의해서였다. 시작은 가야금 산조였으나 곧이어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아쟁 모두 산조가 만들어졌고, 현재는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인 기악 독주곡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계절에 비유한 것과 같이 산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가락이 더해지고 생략되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음악이었다.
하지만 근래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즉흥적이고 가변적이었던 초기 모습과 달리, 전문 교육을 위해 산조가 악보로 기록되고 전해지면서 굳어진 모습으로 교육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산조를 익히는 과정이 물론 중요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조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교육을 통해 배운 산조, 그리고 산조 본연의 모습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몇 연주자들에 의해 다시 새로운 산조가 만들어지며 산조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산조를 창작하여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되찾고자 한다.
한국 전통악기 ‘생황’의 경우, 과거로부터 전해져오는 ‘생황 산조’가 존재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화음을 낼 수 있는 전통관악기인 생황은 삼국시대부터 주요한 궁중 악기로 쓰였지만 임진왜란 등의 역사적 이유로 중간에 그 맥이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생황이 한국에서 다시 연주되기 시작한 지는 약 20여 년이 되었고, 생황은 최근 활발히 연주되는 악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러 대학에서도 부전공 악기로 교육되고 있으며 관현악단에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레퍼토리가 창작 및 연주되고 있다. 그러나 단절된 시간 때문일까. 최근의 관심에 비해, 생황에 대한 음악적 탐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무궁무진한 음악적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생황은 전통의 가치를 깊게 지니고 있으면서도 현시대의 음악 언어를 폭넓게 담아낼 수 있는 악기다. 그렇기에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인 기악 독주곡인 ‘산조’ 창작을 통해 생황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잃어버린 생황의 시간을 되찾고자 한다.
이번 ‘생황 방앗간’전시에서는 일곱 작품을 통해 ‘생황’으로 하나의 ‘산조’를 창작하는 과정을 풀어냈다.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관찰 - 이상理想 반영 – 표현 – 체감 – 분해, 조립 - 상상의 과정을 순서대로 나열하였다. 창작자의 행위소를 체험하며 생황산조의 길을 따라 함께 호흡하며 걸어보기를 바란다.
한지수(b, 1996)
한지수는 피리, 태평소, 생황 등 한국의 전통 관악기를 중심으로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기획하는 예술가다. 박제되지 않은, 계속해서 흐르고 변화하는 전통을 만들기 위해 현시대에 귀를 기울이고, 예술로 이를 대변하고자 한다. 국립국악중.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리를 전공으로 전통음악을 공부하였으며, China Conservatory of Music에서 생황 전공 교환학생을 수료하였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작곡 석사 과정 재학중이다. 2019년, ‹한지수 생황 방앗간›과 ‹시선을 거둔 후; 한국의 생황›을 기획·제작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전시 연계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하나의 사건’ 전시에서 아트 인큐베이터 ‹스코어 게임›의 전시 및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시각예술가 이해강의 프로젝트에 음악으로 참여하는 등, 여러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제42호 피리 정악 및 대취타 보존회 회원으로 전통을 깊이 있게 배우고 보존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으며, 국립국악관현악단 인턴 단원을 역임하고 현재는 피리 앙상블 ‘삐리뿌’의 대표로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공연 프로그램
한지수류 24관 생황산조
한지수류 37관 생황산조
Birth:Speech
기획 및 총괄: 한지수
전시예술감독: 남성대
전시참여작가: 한지수, 송영남, 신예슬, 엄윤채
라이브 퍼포먼스: 프로듀서 Maalib / 장단 권효창 / 거문고 박다울 / 무용 정서윤
영상감독: 김파주
음향감독: 김성훈
조명감독: 한찬영
음향스텝: 고동혁, 문현식
무대스텝: 윤현제
사진: 김다윤
스타일링: 윤종선
홍보물 디자인: 파이카
프로젝트 매니저: 박다인
하우스 매니저: 한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