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 Sung Won Won Solo Exhibition
Sung Won Won
2008/03/07 – 2008/04/04

투모로우: 원성원 개인전

오프닝: 2008년 3월 7일(금) 오후 6시
장 소 : 대안공간 루프

Tomorrow: Sung Won Won Solo Exhibition

Opening: Mar 7th 6:00pm(Fri), 2008
Venue: Alternative Space LOOP

투모로우

오래 전, 합천 쌍백리의 한 남자는 서울에서 공부 하고픈 꿈을 위해 서울로 도망을 친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로 결국 쌍백리에 남아 농사를 짓던 남자는 첫아들을 일찌감치 서울로 유학 보낸다. 아들의 몫으로 밤나무를 심고 며느리의 몫으로 흑염소를 키우던 남자는 아들이 대학에 떨어진 슬픔에 술을 마신 채 경운기를 몰다 사고로 죽는다. 만약 내가 이 가족의 불행을 막을 수 있었다면?’

‘만약~라면’으로 시작되는 가정법을 토대로 한 위의 글은 작가 원성원의 이번 전시 Tomorrow 시리즈의 하나인 종로구 쌍백리 이야기>의 일부이다. 과거를 기반으로 현실에 조합하여 미래에 대한 공상을 꿈꿔보는 Tomorrow는 유명인의 이야기도, 사회적 이목을 끌 만한 이야기도 아닌 작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 즉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시댁 혹은 친구 가족의 이야기, 조카들간의 위계질서와 그들간의 다툼, 함께 작업한 고양스튜디오 3기 작가들의 이야기, 심지어 집 없는 강아지들이 꿈꾸었을 듯한 세상 등 자신의 사적 네트워크 안에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이들이 주인공이다. 구구절절 사연이 담긴 이러한 이야기들은 한 개인의 아주 깊은 사적 영역에 내재하는 소위 ‘비밀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비밀이야기’를 작가는 대단한 화젯거리가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 폭로하며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문학에서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개인적인 일들에 관한 글을 쓸 때 선호되는 형태는 자서전, 일기, 편지 등이며 이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연구되어 왔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기능을 가장 손쉽게 수행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진이다. 우리는 매일 디지털 카메라로 나를 둘러싼 주변의 일상적인 사건들을 영상에 담는다. 가족 사진 앨범, 여행 앨범, 수 많은 스냅샷들은 가족, 친구, 사랑 등 개인사의 이야기가 한 곳에 엉켜있는 기억과 그것의 기록 저장소이다.

현실의 재현과 기록이라는 원죄적 속성을 가진 사진은 1839년 그것이 발명된 이래로 과학과 시각예술 분야에서 다양하게 접목, 활용되면서 그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사진의 발명과 동시에 진행된 한 개인의 가족사, 사랑이야기, 유년기 등 개개인이 추억이 담긴 사진들에 대해서는 예술적 측면에서 검토되지 않았다. 물론, 저자가 없어진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시각예술은 보는 형태가 아닌 읽는 텍스트가 되어 이야기가 부활하였지만 이는 모더니즘 미술이 추구했던 ‘형식’을 파괴 혹은 전복하기 위해 시도된 ‘내용’이었다. 그의 작품 안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모더니즘을 파괴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로서의 ‘내용’이라는 측면을 넘어 비밀스럽게 기록한 일기의 형태를 띄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인의 삶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는 ‘순간을 저장하는’ 자동적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진’에 대한 영역을 탐구하고 있다.

언급했듯이, Tomorrow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과거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야기를 한 화면 안에 보여주기 위해 작가는 직접 과거의 파편을 찾아 다니며 이를 채집한다.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으로 인한 손쉬운 정보 수집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곳곳의 달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기견을 촬영하고, 새참을 준비하고 일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시골 아낙네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경상남도 합천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작품이 포토샵을 이용한 디지털 사진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적 느낌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과거, 현재 나아가 미래의 이야기를 한 화면에 보여주기 위한 채집자가 된다. 결과적으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곳에 뒤엉키며 다양한 시공간을 표출하며 공간을 재구성하는 이미지가 생산된다. 현실이 그렇지 못할 때, 누구나 한번씩 공상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만약~라면’으로 시작되는 가정법에서는 불가능 한 것이 없다. 마치 3차원과 4차원의 틈새처럼 그 영역 안으로 들어가면 한 없이 자유로워 진다. 하지만, 누구나 다 이것이 망상이며 부질없는 공상임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공상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이 잠시나마 현실의 도피처가 되어 단꿈을 꾸게 해 줄 수 있어서 인가 싶다. 말 많고 오지랖 넓은 원성원이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와 그의 주변인이 사는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놓으며 우리에게 반문 한다. 당신은 어떠한 공상을 꿈꾸며 사는지….

류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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