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 For A Naming Office: Youn Geun Kim Solo Exhibition
Youn Geun Kim
2009/11/13 – 2009/12/22

작명소 레슨 제 1 장: 김영근 개인전

오프닝: 2009년 11월 13일(금) 오후 6시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작가와의 대화: 2009년 12월 10일(목) 오후6시

Lesson For A Naming Office: Youn Geun Kim Solo Exhibition

Opening: Nov 13th (Fri) 06:00pm, 2009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Artist Talk: Dec 10th (Thu) 06:00pm, 2009

김영근 개인전-작명소 레슨 제 1 장

김영은의 이번 전시는 총 3장으로 구성된《작명소 레슨: 세 개의 트리트먼트》의 그 첫 번째 이야기이다. 이 책은 시놉시스와 시나리오의 중간 형태인 트리트먼트 형식의 이야기 세 편 -〈구술지대〉, 〈무한히 회전하는 모서리〉, 〈;이 본 세계의 단위들〉- 으로 구성되었고, 이번 전시는 그 첫 번째 이야기 〈구술지대〉를 영상과 설치로 시각화한 것이다. 김영은은 다음과 같은 규칙을 염두 해 두고 세 편의 글을 썼다.

Ⅰ. 소리는 중개인을 통해서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Ⅱ. 고유명사는 고유하지 않으며 서로가 서로를 포함한다.
Ⅲ. 부호는 고정되어 있지만 자유로울 것이다.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미솔레~레도레미시~시레파~시레솔~♪♬♩’ 그다지 신경을 써서 캐스팅된 것 같지 않은 뮤직비디오의 주인공들이 의외로 열연을 하고, 느슨한 뮤직비디오의 화면구성에도 불구하고 감독 역시 꽤나 열심히 플롯을 구성한 듯한 흔적이 보인다. 이 뮤직비디오의 내용인즉슨, 고유한 형체가 없는 S가 어딘가 자신이 섬기던 주인이 있다고 굳건히 믿고 그를 찾는 여정과, 이러한 S를 도와주는(그러나 진짜 의도는 알 수 없는) 중개인 새와 별의 이야기이다. 카펜터스의 노래의 구조를 차용한 위의 작품은 김영은의 이번 전시 <<작명소 레슨: 제1장>>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이전부터 언어가 가지고 있는 구조에 관심을 가지며 이를 재정의하고자 노력했던 김영은은 이번 전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가 만들어 놓은 언어의 구조체계를 해체하고 재해석하고자 한다. 김영은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카펜터스의 를 선택한다.

카펜터스의 노래 속에는 당신의 곁에 가까이 가고 싶은 ‘나’가 등장하여 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새와 별들’을 매개로 당신에 관한 노래를 생산한다. ‘나’는 ‘형체 없는 소리’이며, ‘당신’은 ‘대상’, 그리고 ‘새와 별들’은 ‘발음 기호’의 역할을 맡게 된다. 는 ‘형체 없는 소리’가 그의 주인을 찾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된다. -작가노트 중 발췌-

이렇듯, 김영은의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들은 언어의 구조주의적 측면에서 소리와 의미의 관계를 상정하기 위해 열연한다. 사실, 언어는 하나의 사회적 약속으로써 개개인의 입장과 환경과는 무관한 객관적인 기호체계이다. 다시 말해, 언어라는 기호가 갖는 의미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개인이 능동적으로 부여하는 것이 아닌 기호들간의 차이와 관계, 기호들을 조직하는 규칙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에 소쉬르는 언어자체를 이미 지시대상이 상실된 것으로 기표(소리-발음)와 기의(뜻-의미)로 구성되며, 기호들간의 차이가 기표와 기의의 일치를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라캉은 기표와 기의의 일치가 가능한 시기는 단지 언어를 습득하기 이전의 유아기에서만 가능한 것으로써 기표와 기의의 근본적인 단절을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언어를 습득하기 이전 유아는 기표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기표와 기의의 분열을 겪지 않는 것이고, 아이가 말을 배워 이러한 상상계를 벗어나 언어의 세계인 상징계로 들어가는 순간 기표와 기의의 단절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러니까 아이에게 있어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 ‘이름’이고, 아이가 타자로부터 부여받은 이름으로 불리우는 순간 아이는 기표들의 세계에 ‘자신을 등록하며’ 기표와 기의의 단절을 경험하게 된다고 보았다. ‘작명소 레슨’이라는 전시제목은 이렇듯 상징계로 진입한 아이가 겪게 되는 기표와 기의의 단절의 첫 순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각적인 영상작업 이외에도 다양한 설치작업을 통해 S(소리), S1(기호), 주인(대상), 새와 별들(발음기호)은 등장한다. 설치작업 속 주인공들은 악보를 하나의 거대한 발음기호로 해석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이들은 의 악보를 노래로 존재하기 이전의 원초적인 상태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김영은은 마치 하나의 단어를 반복적으로 발음하다 보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과 같이, 소리와 기호가 각자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면 할수록 그 주어진 의미를 상실한 채 또 다른 무한의 의미를 생성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모든 작업에 언어가 선행된다는 것이다. 언어의 구조적 한계 속에 숨겨진 다양한 현상들에 주목하는 김영은의 모든 작업에 탄탄한 구성의 텍스트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모순적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김영은 스스로도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처럼 다가갈 수 없는 그대 곁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S가 아닌가 싶다.

굳이 유명한 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의미하고자 하는 바가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좌절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으로 상실되는 것이라면?
남들이 다 아는 사실을 혼자만 모르는 것 보다, 남들이 다 모르는 사실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훨씬 외롭다고 한다. 김영은은 굳게 다문 입으로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여러분에게 조용히 얘기한다. ‘What are you talking about?’

류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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