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상의 사각지대: Nonrepresentational Flow›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 남수현의 연구 과정이다. 프로젝트는 작가의 수행 결과물을 전시 형태로 보여주는 프리뷰와 전문가와의 대담으로 구성된다.
남수현은 ‘재현은 권력이다’라고 말한다. 연구는 특정 계층에 의해 오랜 시간 묵인되고 결정되어온 사회 현상을 해체하고, 소외된 것들을 둘러보기 위한 예술적 실천이다. 작가는 보상받지 못한 노동, 묵살된 권리, 억압된 목소리 등의 비가시적인 사회 문제를 회복하고 함께 살아가기를 제안한다.
디지털 시대는 인간의 기억, 생각, 결정에 관여하며 대부분의 경험을 숫자로 재현한다. 분석, 정제, 분류의 과정을 거친 데이터는 더 많은 데이터 스트림을 생성하도록 더욱 빠르고, 가볍고, 합리적인 장치로 진화한다. 작가는 극도로 기술화된 디지털 시대의 오류를 지적하고, 인간 중심의 사고를 해체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일상을 점유한 지금은 생태위기, 기후변화, 팬데믹 등 초유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남수현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비재현적인 존재에 대한 응답’으로 정의한다. 프로젝트는 소외되고 불확실하지만 공유하고 연대하는 힘이 가진 생기와 역동성을 확장시키려는 시도이다.
CGI, 실시간 시뮬레이션, 인공 신경망 등의 기술을 활용한 이번 연구는 <가공 인지권Synthetic Cognisphere, 머신러닝 기반 인터렉티브 비디오, 2022>, <낯선자들의 친밀감Intimacy of Strangers, 3D 스캔,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2022>, <행화된 풍경Enacted Scene, 게임아트, 2019> 등 총 3점의 작업 형태로 전시된다. 남수현은 실험적, 대안적, 예술적 시선으로 <표상의 사각지대>에서 꿈틀대는 현상에 주목하고, 인간 중심 사상의 해체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글: 이선미,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남수현
남수현은 현재 건국대학교 현대 미술학과 조교수이자 뉴욕 Harvestworks 미디어 아트 센터와 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 입주 작가로, 뉴욕과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겸 연구자이다. 지난 10년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최근 미국 워싱턴 한국 문화원 지원 작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예술 기술융합 지원 예술인으로 선정되었다.
주요활동
남수현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미디어 아티스트 겸 연구자로, 인터랙티브 설치, 디지털 사진, 영상, 게임 아트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예술, 기술, 과학 그리고 철학이 교차하는 다양한 주제에 관한 작업을 제작한다. 현재 뉴욕 시티에 위치한 Harvestworks 미디어 아트 센터와 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 입주 작가로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하여 기계와의 협력적 기억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비디오/오디오 설치 작업 Synthetic Cognisphere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2019년 미국 워싱턴주 Laboratory 인터랙티브 아트 레지던시에 입주 작가로 참여하는 동안, Spokane이라는 도시를 몸으로 감각하고 체화된 인지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게임 아트 형식으로 제작한 Enacted Scene을 발표하였다. 2019년과 2020년 미국 워싱턴 한국 문화원 선정 작가로 2020년 문화원 주최 온라인 개인전을 가졌으며, 2022년 9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초대 단체전에 참여 예정이다. 예술 작품 활동 이외에도, 인간과 기술을 창의적 시점에서 분석한 논문과 작품을 International Symposium on Electronic Art (ISEA), SIGGRAPH, IEEEE 등 대규모 국제 학회에서 발표하였으며, 다수의 SIGGRAPH 전시 심사와 2019년 광주에서 개최된 ISEA 아티스트 토크 부문 좌장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