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ivity-Jeju
-Opening : 3pm, Dec 26th(Tue), 2017
-Artists : Juhyun Kang, Sangnam Kim, Juae Park, Geumyun Byun, Jiyu Lee
-Presented by: Jeju Museum of Art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Connectivity-Jeju
-Opening : 3pm, Dec 26th(Tue), 2017
-Artists : Juhyun Kang, Sangnam Kim, Juae Park, Geumyun Byun, Jiyu Lee
-Presented by: Jeju Museum of Art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커넥티비티-제주
-오프닝 : 2017년 12월 26일(화) 오후 3시
-참여작가 : 강주현, 김상남, 박주애, 변금윤, 이지유
-주최 : 제주도립미술관
-주관 : 대안공간 루프
대안공간 루프의 도시 연결 프로젝트인 ‹커넥티비티›는 동시대 도시들간의 문화 교류를 위한 플랫폼이다. ‹커넥티비티-제주›에서는 도시 연결의 첫 출발을 제주로 삼는다. 예술가가 태어나고 활동하는 도시는 제 예술적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 왔다. 다른 도시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의 만남은 서로에게 새로운 상생의 플랫폼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커넥티비티-제주›를 시작으로 루프는 지속적으로 다른 도시와의 문화 교류를 실천하고자 한다.
‹커넥티비티-제주›는 제주 태생의 예술가 5인 강주현, 김상남, 박주애, 변금윤, 이지유가 참여한다. 한반도의 남쪽 경계인 제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경계와 비경계, 중심과 주변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고유의 문화를 생산해 왔다. 이러한 특성은 한국의 현대사와 맞물려 어두운 역사로 남겨진 채 소외되었다. 제주가 품고 있는 장소특정적 정체성은 제주에서 태어난 예술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체화되었다. 이들의 시선으로 포착한 제주에 관한 내러티브는 타인이 아닌 주체로서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담는다.
강주현의‹감정의 신체›시리즈는 대상을 인식하는 일반적인 시각체계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물과 이미지, 형상과 그것의 비정형 사이에는 경계라 불리는 ‘차이’가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경계들은 대상을 구분 짓는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간의 관계 맺음 속에서 고정적이지 않은, 이질적인 형태의 작동원리로서 기능한다. ‘차이’는 관계의 원리나 과정으로 인식되는 탓에 비가시적인 성격을 갖게 되며, 이러한 속성은 하나의 이미지로 특정되지 않기에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다. ‘차이’의 연속적인 미끄러짐은 공간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주되며, 비가시적 요소, 유동적 흐름은 대상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 강주현의 연작들은 이러한 과정을 포함한 하나의 덩어리로서, 형상이 지니는 정지된 상태의 수직적 작용이 아닌 수평적 기준에 대한 연구이다.
김상남의‹다랑쉬 오름의 슬픈 노래 / 박재형 글, 김상남 그림›는 4.3항쟁 당시의 제주를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 경태의 시점에서 바라본 그림책이다. 1947년 3.1운동부터 학살의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그해 겨울까지,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뼈아픈 제주의 역사를 대면한다. 이념도, 계급도 모르는 아이들의 순수함은 소외된 역사로 기록되었던 4.3항쟁을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현장을 기억하는 제주인들의 인터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한‹인터뷰Interview›는 제주의 슬픈 역사를 담담하게 나열한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 모든 세대가 어린이의 마음으로 4.3항쟁을 마주하고, 기억의 시간을 되짚어 아픈 기억 사이사이 스며 있던 또다른 사유가 공유되길 바란다.
박주애의 작업은 신화 속 한 장면과 사뭇 흡사하다. 반인반수, 목욕탕, 연못, 깊은 수심을 가진 물, 오래된 나무의 뿌리 등을 소재로 눈에 보이지 않는 내밀한 마음의 풍경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뜻대로 되지 않는 시대를 겨우 유영하듯 살아가며, 현재의 모습과 주변의 풍경을 오래된 늙은 공간에 투영해 구겨 넣는다’고 말한다. 고향인 제주에서 생활 중인 박주애는 이상적으로 비추어지는 제주의 풍경에 반항한다. 도로확장공사로 인해 절단된 낡은 제주의 담장은 상실감과 함께 추억마저 절단 시켰다.‹러브랜드›, ‹도망을 갈망하는 여자›는 외로움과 낯섦,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질문이다. 박주애는 변두리를 서성이고 폐지를 줍듯이,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속 늙어가는 세상이야기를 수집하고 관찰한다.
변금윤은 시시각각 마주하는 특정 순간에 발생하는 의식의 변화에 주목하고, 그 배경에 내제된 역사적, 문화적 속성을 개인의 삶과 교차시킨다. 세상을 목격하고 경험하는 ‘나’의 자전적 단편에서 역사, 신화, 환경 등 ‘나’ 이후의 시간으로 관심을 확장시켜 이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관계에 대한 작가의 존재론적 인식은‹등을 대고 앉다›와 ‹돌아보다› 등으로 표현되는데, 간결하면서도 밀도 높은 선드로잉과 차가운 철제의자는 비움과 채움의 경계선에서 타인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변금윤은 개인의 주체와 인식을 일상적인 행위로 되찾고자 한다. 먹고, 자고, 배설하며 반복되는 ‘일상’의 행위로 구성된‹일초›속 이미지들은 초 단위의 숨막히는 찰나의 집합으로 우리의 삶이 매일 치열한 시간 속에 놓여있음을 상기시킨다.
이지유는‹흩어진 몸›,‹해로›에서 제주 근대사에서 소외되었던 개인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작가의 고향인 제주는 한반도의 경계지역으로, 중심과 주변부의 긴장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조리를 비밀처럼 간직한곳이다. 중심의 역사에 편입되지 못한 제주의 비밀스러운 구전들을 식민지와 분단, 디아스포라의 전체적 역사가 아닌 개인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무거웠던 지나간 시간은 소수의 기록이 아닌, 희망과 좌절을 반복했던 다수 개인들의 기억의 합이다. 작가는 그 시간과 기억을 공유하며 역사의 매 순간 소수로 존재했던 개인의 감정을 추적한다.
글: 이선미
작가소개
강주현
강주현은 제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차이의 변주-감정의 신체, 세움아트스페이스, 서울, 2017》, 《의자 하나와 네 개의 의자, 초계미술관, 제주, 2015》,《사유된 공간, KunstDoc Project Space, 서울, 2014》 등의 개인전과《말하기의 다른 방법,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2017》, 《2017 IAP 단편선, 인천아트플랫폼, 2017》, 《제주4.3미술제, 제주도립미술관, 2014》 등 주요 단체전에 참여했다. 강주현은 일반적인 시각체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대상에 대한 기억을 비가시적이고 유동적인 흐름으로 재생시킨다.
김상남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일러스트 작가인 김상남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전공했다. 〈일곱살, 2002〉로 쟈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특별상 및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고, 〈달빛프로젝트, 2004〉는 한국독립영화제 자막지원작으로 선정되었으며, 〈갯벌아 갯벌아, 2008〉로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본선진출 및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김상남은 아이들, 자연 생태, 그리고 고향인 제주도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제작한다.
박주애
박주애는 제주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피를데우는시간, 아트스페이스씨, 제주, 2016》등의 개인전과《제주비엔날레-투어리즘, 제주도립미술관, 2017》, 《로터스랜드, 광주아시아문화전당, 2017》, 《2017 시즌2 레지던시오픈스튜디오&전시, 뉴욕브루클린나르스파운데이션, 2017》, , 《로컬투로컬이종교배: 지역으로부터정치, 아트포럼리, 부천 / 오픈스페이스배, 부산, 2016》, 《아트&아시아제주, 제주컨벤션센터, 2015》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생활하고있는 박주애는 보이는 이상적 제주 풍경이 아닌 내밀한 마음의 풍경에 주목하며 목욕탕, 연못, 반인반수, 오래된 나무의 뿌리 등을 소재로 관계와 소통을 이야기한다.
변금윤
변금윤은 제주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와 판화를 전공했다. 《변금윤 애니펼침, 이중섭미술관, 제주, 2017》, 《항아리꽃 프로젝트, 갤러리 우다-유수암 버스 차부, 제주, 2014》, 《낯선 순간의 목도, 휘닉스아일랜드 파랑갤러리, 제주, 2012》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생태미술2017 공존, 순환, 제주현대미술관, 2017》, 《동백동산습지예술제 ‘물.숲.새’, 동백동산습지센터, 제주, 2016》, 《제주국제아트페어 ‘다시-섬’, 제주시민회관, 2015》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변금윤은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 속 존재와 관계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그 의미를 탐구하며, 존재론적 인식의 확장을 통해 우리의 삶을 재조명한다.
이지유
이지유는 제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서양화와 미학을, 영국 첼시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6》, 《유영游泳, 비아아트갤러리, 제주, 2016》, 《경계의 풍경, 꿈인제주 갤러리, 제주, 2017》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제주4.3미술제-회향, 공동체와 예술의 길, 제주원도심 일대, 2017》, 《물 때, 해녀의 시간, 제주도립미술관, 2017》, 《제주4.3미술제-얼음의 투명한 눈물, 제주도립미술관, 2015》 등 주요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지유는 전해 듣거나 작가가 포착한 제주의 역사와 장소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회화로 풀어낸다. 한 화면에 고정된 장면이지만, 그 대상이 지닌 서사의 시간과 깊이를 담아내는 것이 이지유 회화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