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kini In Winter
2006/06/05 – 2006/06/30

오프닝: 2006년 6월 5일(월) 오후 6시
참여 작가: 앙키 프르반도노, 샤나넌 쇼릉럿, 올리비아 마리아 글렙, 레슬리 데 차베스, 아하메드 푸앗 오스만, 채진숙
장소: 대안공간 루프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Opening: Jun 5th 6:00pm(Mon), 2006
Artist: Ahmad Fuad B. Osman, Angki Purbandono, Chananun Chotrungroj, Che Jin Suk, Leslie de Chawez, Olivia Maria Glebbeek
Venue: Alternative Space LOOP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낯섬과 정체성 사이에서의 예술적 모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네덜란드, 태국에서 온 작가들이 낯선곳에서 이방인으로서 새롭게 구성되는 자신들의 다른 정체성을 경험하고 비키니를 입고 겨울을 지낸다는 은유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상황을 작가들의 예술적인 모험을 통해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비키니 인 윈터’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작가들이 한국이라고 하는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되어 겪는 경험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면서, 그들의 실제 상황이기도 하다. 그들은 한국의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가늠을 할 수 없었고, 여기 저기에서 찾아 들었던 정보들을 통해 상상해 보긴 했지만, 한국의 겨울은 그들이 생각했던 이상이었다고 했다. 결국 그들은 비키니-얇은 여름옷-를 입고서, 지독한 감기와 추위와 싸우면서 겨울을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겪었던 낯선 환경이 빚어내는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경험들 속에서 그들의 작업은 진행되었다.

두 문화의 접점지역에 선 작가들은 이방인으로서 새롭게 구성되는 정체성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정체성이라는 것도 고정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게 될 때 또 다시 변화할 것이다. 그것이 순간일수도 ,상황일수 도 있다. 아니 어쩌면 상황이 만들어내는 순간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황당하고, 고정되지 않은 경계를 넘나들며 열려있는 상황에 대한 예술적인 모험, 비키니를 입고 겨울을 지내는 경험, 정체성의 재구성에 직면하게 된다.

낯선 환경에서의 예상치 못했던 경험들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 준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마주침과 경험은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들은 작가들에게 생존하기 위한 해독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그것은 마치 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백신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노력, 예술적 모험과 생존을 위한 전략은 낯선 곳에서의 풍토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삶과 존속을 위한 방편이 되었다.

어쩌면 동일한 환경이라든지 공동체 내부라는 것이 주는 정체성의 실체보다는 그것의 회의와 허구성이 차라리 분명해 보이기도 한다. 또한 다른 문화와 장소는 동일한 개인에게도 다른 정체성을 부여해 준다. 비키니 인 윈터의 6명의 작가들은 6개국에서 각자의 경험과 정체성을 형성해왔고 지금은 동일한 공간에서 그들이 이전에 겪었던 경험과 현재의 낯섬이 교차하는 경계 부분에서 각자의 또 다른 자신들을 만들고 있다.

앙키 프르반도노(인도네시아)는 거실에 걸려서 집 주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초상사진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또한 태국에서 온 샤나넌 쇼릉럿은 거울과 옷을 입지 않은 몸을 보여주면서, 타자를 인식하면서 자신을 보게 되는 경험을 표현하였다. 올리비아 마리아 글렙은 전시장 안에 십대 소녀의 화려하고 부드러운 침실처럼 이불과 베개를 설치하였는데 그것은 일종의 꿈과 욕망 그리고 환상을 통해서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 출신의 채진숙은 상호 관계 속에 서로에게 굴절되어 보여 지는 자신과 타자에 대해, 필리핀에서 온 레슬리 데 차베스는 자신이 겪고 있는 환경과 자신의 국가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다빈치의 유명한 「최후의 만찬」 의 구도를 차용하여 보여준다. 그의 최후의 만찬에는 다국적 기업과 자본,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 사이의 문제와 현상들이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작가인 아하메드 푸앗 오스만는 얼굴을 캐스팅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퍼포먼스를 한다. 이것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정체성과 얼굴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위의 6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낯선 곳에서 자신과 직면한 경험과 수많은 사고들은, 타인에게 반영된 인식, 상호영향력의 본질, 국가주의와 정체성의 상실, 꿈과 욕망에 투영된 모습, 또 다른 내면의 자신 등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들은 자신과 낯섬이 교차하는 경계 부분에서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가고, 그 경계가 만드는 가능성을 찾고, 자신을 지탱하는 힘에 대해 설명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대안공간 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