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말 시작된 yBa운동은 영국을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올려놓았다. 세기말적 사회상황과 함께 매우 충격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들을 보여 주었던 영국현대미술은 삶과 죽음, 모순의 공존, 오리지낼러티에 대한 부정 등 혼성적 이미지와 억압된 문화에 대한 비판, 가치 드러내기라는 특성들을 잘 보여주었다. 그러나 몇몇 세계적인 스타작가들과 함께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yBa운동은 그 브랜드가 크면 클수록 영국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1978년 IMF경제위기를 겪은 이후 많은 경제적 고통을 감당해야만 했던 영국 현대 미술계는 신자유주의의라는 새로운 사회 경제 체제에 편승하였고 미국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조건 없이 자유 경제 시장에 노출되며 급속히 산업화 되었다. 컬렉션, 상업화랑, 미술상 등 다양한 경제적인 시스템들이 그 목적기능을 활성화고 확대하며 미술계를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들은 20세기 후반 세계미술계에서 영국현대미술을 급부상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다시 말해 80년대 이후 영국 현대미술은 신자유주의 물결 타고 부흥하였으며, 그러한 환경 아래서 다양한 다른 관점의 시각이미지들은 우리의 인식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말았다.
2009년 현재 새로운 경제위기와 함께 신자유주의의 몰락이 선언되었다. 세계 각국은 지난 사회 경제의 흐름에 대한 재평가와 또 다른 대안적 방향성의 모색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현대 미술계도 지나간 시간에 대한 반추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세계화와 함께 시작되었던 현대 미술계의 대중적 황금기는 그 정점을 지나고 있다. 가속의 변화 속에서 팽창하던 현대미술의 흐름에 쉼표를 찍으며 우리는 그간 지나쳐버렸거나 놓쳤던 부분들을 찾아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고 다시 확인하는, 재정립의 시기를 맞았다.
영국 현대미술전-전시는 yBa로 대표되는 영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들과 그 흐름의 바깥에 서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지니고 활동을 해온 작가들 5명이 참여한다. 그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우리의 삶에서 인식된 것과 인식되지 않은 것들의 간극을 좁힐 것이다. 영국현대미술 주류의 안과 밖, 인식된 일상과 그 밖을 연결시키려는 새로운 시도는 yBa라는 브랜드에 가려진 영국현대미술을 벗어나 보다 확장된, 또 다른 의미의 영국현대미술을 보여줄 것이다.
글: 서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