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Jung Seung Won Lee Solo Exhibition
JungSeungWon Lee
2001/06/02 – 2001/06/24

ing: 이정승원 개인전

참여 작가: 이정승원
장소: 대안공간 루프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Ing: Jung Seung Won Lee Solo Exhibition

Artist: Jung Seung Won Lee
Venue: Alternative Space LOOP
Organized by: Alternative Space LOOP

포스트 잇 – 회화의 연장선
이정승원의 포스트 잇 작업은 회화의 연장선이다. 이전에 늘 해왔던 회화작업의 붓과 캔버스, 물감 대신에 포스트 잇으로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 인터넷에서 앤디 워홀 혹은 피카소, 반 고흐의 이미지를 다운받아 작가가 선호하는 색채로 이미지를 분해한 후 프린트 한다. 워홀의 마릴린몬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반 고흐의 해바라기는 작가에 의해 새로운 회화로 탈바꿈된다.

낯익음-낯설음 / 모나리자, 마릴린 몬로, 게르니카-명화의 차용
기존의 ‘낯익은’ 명화들은 컴퓨터 포토샵 프로그램의 픽셀-비트맵 단위로 해체되어 새롭게 조합된다. 미술사적 전통 속에 낯익은 명작들은 색깔의 단위들로 분해되어 ‘낯설음’의 이미지로 돌아온다.

옵티컬, 디지털 세계 / 아날로그 행위
디지털 영상의 최소단위인 픽셀은 포스트 잇으로 상징되어 빠르게, 순간적으로 붙여진다. 하나하나 붙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수작업을 통해 작가는 본질적 감성을 되찾는다. 오늘날 디지털을 통해 모든 정보를 공유하게 된 우리는 현실의 구체적 시공간으로부터 탈피하게 되고, 시공을 가로지르는, 더욱 추상적인 시공간을 경험하게 되었다. 추상적 시공간은 마치 사람들이 비디오나 컴퓨터 편집기를 사용해 되감기, 빨리 감기, 채널 바꾸기, 이미지 조합하기를 통해 스토리를 빨리 파악하거나 뒤죽박죽 보거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것처럼 ‘있음’과 ‘없음’이 뒤섞여 있다. 이정승원의 포스트 잇 하나하나를 붙이는 행위는 꽉 ‘차있음’에 대한 ‘비워짐’ 이라는 아날로그 시대적 인간성에 대한 반영이다.

이미지 편집자 / 시각 이미지 복원
미술사 속에서 회화는 사실적, 시대적 재현과 전통의 전복과 파괴, 그리고 수많은 실험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예전의 화가들은 이미지의 재현자들이며 시대의 비판자였다면 오늘의 화가는 새로움을 창조해야 한다는 역사적 짐을 지기보다는 이미 나와 있는 온갖 형태의 이미지들을 선택, 재편집하여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같이 하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것일 것이다. 이정승원은 창조의 의미보다는 이미 등장한 유명한 이미지들을 차용, 편집함으로 미술의 시각 이미지적 요소인 완벽하고 세련된 형태를 다시 한번 인식시킨다.

있음과 없음의 조화
우리는 0과 1이란 숫자에 모든 정보가 분해되어 조합되는 놀라운 세계에 살고 있다. 0과 1이라는 숫자는 동 서양에서 거의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0은 무의 세계, 비존재, 잠재력과 잠재의식의 상징인 올페우스의 알, 원의 영속성, 블랙홀, 혼돈의 세계, ‘없음’을 가리키며. 1은 존재세계, ‘있음’을 만드는 첫 번째 숫자를 의미한다. 이정승원은 투명한 비닐 위에 포스트 잇이라는 최소단위(1, ‘있음’)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물감과 붓질로 표현되는 비물질 회화를 완전히 물질화 시킨 것이다. 이정승원의 회화는 작가의 행위, 물감의 흐름, 붓 터치, 종이나 캔버스 재질에 의해 흡수되거나 표현되는 우연적인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우연의 세계마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정해져서 표현된다. 포스트 잇이 모여 색채의 한 면을 이루고, 그 면 속에서 어떤 단위들이 작가에 의해 비워진다. 그 ‘비워짐'(0, ‘없음’)을 통해 작가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디지털화된 물질적 세계에서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의 본능, 인간적 순수성의 상태, ‘없음’조차 기호화시키려는 사회를 비판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ing
이정승원의 명화이미지들은 완성되어 있지 않다. 점차적으로 완성되어지려는 단계를 보여줄 뿐이다. 지식적 정보가 많으면 많을 수록 정신적 공허나 갈등은 더욱 심하다. 꽉 차있음은 비워짐의 단계를 그리워하며 비워짐이 시작되는 순간일 것이다. 이정승원은 완성되지 않는 혹은 비워져 있는 이미지들을 잃어버린 인간적 감성과 회화적 감성으로 채우고 있는 중이다.

김미진

  • Ing: Jung Seung Won Lee Solo Exhibition
    마릴린 몬로, 플래그, 각 91×72cm, 2001
  • Ing: Jung Seung Won Lee Solo Exhibition
    마릴린 몬로_플래그, 91×72cm, 플래그, 2001, 7개 시리즈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