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2008/04/05 – 2008/04/22

오프닝: 2008년 4월 5일(토) 오후6시
한국 : 2008년 4월 19일(토) 오후5시 , 대안공간 루프
싱가폴 : 2008년 5월 3일(토) 오후5시 , 갤러리 80 스페이스 2
참여 작가: 김신영, 민성식, 박소영, 안두진, 이소정, 이호인, 차영석
후원 : CJ 문화재단

Opening: Apr 5th 6:00pm(Sat), 2008
Korea: Apr 19th 5:00pm(Sat), 2008, Alternative Space LOOP
Singapore: May 3rd 5:00pm(Sat), 2008, Gallery Eighty at Space two
Artists: Shin Young Kim, Song Sik Min, So Young Park, Doojin Ahn, So Jung Lee, Ho In Lee, Young Seok Cha
Sponsored by: CJ Cultural Foundation

Privacy

40년대 후반 그린버그는 “이제 이젤 회화는 죽었다”고 말했다. 90년대 미디어 아트가 현대 미술계를 휩쓸 때까지 우리는 그린버그의 예언을 현실로 받아들였다. 90년대 후반 대안공간을 표방하였던 루프는 1‐2회 회화모음전을 통해 회화라는 ‘비주류‘ 장르를 지원하며 활성화를 모색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몇 해가 지난 2008년도인 지금 우리나라 현대 미술계는 이젤 회화작업으로 넘쳐나고, 오히려 타 장르의 작업들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만 하는가. 대안공간 루프는 회화의 부활을 맞아 1-2회와는 또 다른 의미의 회화 모음전을 기획한다. 이번 모음전은 미술작품이 사적소유의 대상으로 부각된 이후 그 중심에 있는 회화의 흐름을 점검해보는 전시로 젊은 한국 회화작가의 작품을 한국과 싱가폴을 순회하며 선보인다.

사적소유
자기보전을 위한 물권 소유욕은 인간의 선천적 본능이기도하다. 또한 소유대상의 본래 가치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다. 최근 회화의 부활은 9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산업화, 미술시장의 금융화라는 사회현상과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며, 부의 팽창에 따른 사적 소유욕구의 확대가 하나의 키워드로 작용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부의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는 동시에, 소수에게 편중된 부가 새로운 소비패턴을 형성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개념이 확산되고 기부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강화되는 한편, 부의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용의 폭도 넓어졌다. 후기자본주의는 사회의 금융화와 함께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바꿔가고 있다.

회화는 소유라는 측면에서 볼 때 다른 작업 유형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회화가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리티는 우리에게 희소성과 감응의 용이함과 편안함을 준다. 회화가 갑작스레 붐을 이루는 이 시기와 우리 사회의 흐름을 비교해보면 결국 자본주의의 발달과 예술적 향유를 위한 사적 소유욕의 확대와 가치 투자 대상이라는 인식, 이러한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고 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형상성
부활한 현대 회화의 뚜렷한 특징은 형상성이다. 마틴 제이(Martin Jay)는 인간은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가운데, 시각은 90%이상을 차지하는 절대적인 작용을 한다고 했다. 이 시각을 끌어들이는데 있어서 모호함은 불편한 장애물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다음은 ‘보이는 만큼 느낀다‘라고 할 수 있다. 눈길을 더 끄는 작품에서 더 강한 느낌을 얻을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형상성을 갖춘 시각이미지들을 대중은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살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 구분이 없는 전 지구적 공동체 안에서 수없이 많은 이미지들은 찰나적으로 우리의 망막을 스치고 지나간다. 우리의 무의식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수많은 광고 이미지들은 측정하기조차 불가능하다. 범람하는 이미지들에 대한 생리적 반작용이 이미지 선별능력의 변화다. 현대인은 쏟아지는 이미지들을 수용하기에도 벅차며 그 많은 이미지 가운데서 몇 개를 순간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짧은 순간 많은 느낌을 주는 이미지가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형상성이 보다 많은 의미를 갖는 것, 또한 이런 시대적 상황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형상성을 구상의 부활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형상성은 구상의 틀을 지니고 있으되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구상을 넘어선 비구상적인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예술로서의 회화에는 작가의 치열한 창작정신이 담겨있다. 작가의 의식 속에서 뽑아낸 무형의 메시지를 담기에 구상이라는 틀은 부족한 도구이다. 결국 시각을 사로잡으면서도 무형의 메시지를 담아야 하는 작업의 결과물이 형상성이라고 볼 수 있다. 구상의 틀을 이어받으면서도 비구상이 갖는 자유로운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 의도를 우리는 요즘의 회화작업에서 뚜렷이 볼 수 있다.

비현실성(가상성)
비현실성, 가상성이라면 언뜻 20세기 초 초현실주의 개념 떠올릴 수도 있지만 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금 주류를 이루는 비현실성은 그 본질에 있어서 무의식의 세계 보다는 현실 즉 인위적 의식이 가능한 자아 쪽에 더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더 인간적이라 할 수 있다.

비현실적인 메시지가 인간적이다? 생소한 명제이지만 사실이다. 현재 나타나는 비현실성은 곧 ‘지금 현재는 아니지만 스스로 실현하고 싶은 세계를 차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말 유럽인들은 과학의 발전과 근대화를 바라보며 다가올 20세기가 ‘특별한 세상‘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다.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를 차용하여 메케니컬 파라다이스, 기계 문명이 가져올 세상을 묘사하였다. 줄 베른은 있지도 않은 잠수함을 소재로 소설을 썼으며 조지 오웰은 빅브라더의 탄생을 예언하였다. 당시로서는 비현실적이었던 이런 상상을 지금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21세기 초입에 들어선 인류는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생명공학 등 과학문명의 발달이 이 세기 중반 이전에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많은 젊은 예술가들은 다시금 미래를 차용하고 있다. 과거와 다르다면 사회적 공감을 개의치 않는, 지극히 자기만의 꿈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화면은 무의식적 세계가 아닌 ‘실제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에 가깝다. 피에르 레비(Pierre Revy)는 가상성의 현실화가 인간화의 과정이고 이러한 과정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노력에 의해 달성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지금 부활하고 있는 회화에서 나타나는 비현실성은 결코 가상으로 끝나거나 무의식의 탐구가 아닌, 현실에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적이다.

사적영역
최근 회화작업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이 사적영역의 강화현상이다. 1970년대 중반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경직된 모더니즘 구조 해체를 시도하며 금기된 테제에 대한 도전을 서슴지 않았다. 여러 가지 시도 중의 하나가 이야기 이미지를 가진 ‘회화의 복귀‘이다. 다성적 코드의 짜임으로 읽혀지는 ‘신 표현주의(New Expression)’와 개인적인 감수성이나 집단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신 회화(New Painting)’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운동은 80년대 이후 IT테크놀로지의 발달, 90년대 인터넷이라는 제 3의 공간과 결합을 이루며 더욱 빠르게 확장되었다.

한국의 젊은 회화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대단히 폐쇄적인 사적 영역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코딩(Coding), 디코딩(decoding)하는 ‘놀이‘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작가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문화, 경제적으로 극점에 이른 사회일수록 구성원은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거부하고 고립된 영역에서 자아를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경제, 문화 발전의 정점에 다다른 사회는 계층 간 세대 간의 문화위계 해체현상이 나타난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볼 때 문화가 지닌 일정한 흐름, 트렌드는 존재하지만 이는 다양한 개체들이 지닌 공통분모에서 추출되는 되는 양상일 뿐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수직적 파급효과를 갖는 종적인 문화가 퇴색하고 다양성을 지닌 횡적인 문화로 전환되는 현상은 뚜렷해진다.

개인의 독자성과 개성이 현실의 삶에 정제되지 않은 채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순수성이 그대로 보존되는 추세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행태에서 엿볼 수 있다. 사회화를 거부하는 피터팬증후군적 경향이나 현실과 유리된 사이버세계 속에 안주하는 작업 경향이 대표적이랄 수 있다.

지극히 사적영역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인 취향과 의식이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의 결과물에 비춰질 때 이는 사회분석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최근 회화 작업물에서 우리가 이전 회화와는 전혀 분위기를 느끼는 이유가 우리 사회의 변화와 이에 따른 새로운 경향, 즉 개인의 의식영역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또한 현재 우리 미술계에 하나의 트렌드가 탄생하고 있음을 알리는 예증이다.

서진석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이소정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박소영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이호인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차영석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안두진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김신영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민성식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Installation view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Installation view
  • The 3rd Painting Collection - Privacy
    Installation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