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Seul Lee Solo Exhibition: SuriSuri Mahasuri SuSuri Sabaha

이다슬 개인전: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사바하

For the sake of Useless Beauty

Da-Seul Lee, originally from Jeju Island, returned there in 2012, leaving Seoul to start an organic sesame farm on a former persimmon orchard spanning 2000 square meters. Despite skepticism around him, she adhered to organic farming methods in keeping with his agricultural principles. As his sesame grew, so did the weeds. He thought that once the sesame plants got a bit bigger, it would be easy to distinguish them from the weeds and remove the weeds then. A month or two passed, and the sesame seeds grew quite large, but so had the weeds, tangled and indistinguishable from the sesame. He tried to pull out only the weeds, but the sesame seeds were already tangled in the roots and the sesame seeds were pulled out with them. The result was a meager harvest, yielding oil to fill just five soju bottles, (a stark contrast to the fifty bottles typically expected from such a plot), a consequence of pesticide-free cultivation alongside weeds.

After failing at sesame, Lee turned his hand at growing Aronia, planting 257 trees during a national craze for the fruit. Many farmers started planting aronia trees. As market competition surged, vendors accelerated their shipments for faster sales and immature berries were sold as astringent. Consumers turned away from the bitter, astringent berries, and the plants deemed unwanted were brutally cut down. The Aronia craze died down, and Lee’s berries were also left unsold, covered in weeds, and indiscernible.

Initially, he hadn’t planned to grow weeds with the crops. When he decided to farm, he vowed not to use chemical fertilizers or pesticides, which meant pulling out weeds by hand. Despite his efforts, the weeds kept growing back, wearing down his knees and damaging his back. Why keep repeating this pointless act that only harms the body to remove weeds that will grow back anyway? Lee decided to cultivate weeds. He resolved to create a field dedicated to weeds that are considered useless.

He leveled the ground for the lawn-like transplanted grasses, envisioning himself on a verdant weed field, gazing at the sky. He tenderly removed small roots to prevent damage. Discovering weeds and grasses had such pretty names as ‘poa,’ ‘finger grass,’ and ‘goosegrass’, he nurtured them with care, proud day by day as they grew green and flourished. However, inexplicably, the grasses yellowed, unrevived by water. It was quite ironic. While once difficult to control and grew wild, they now resisted cultivation.

He sought ways to ‘properly’ cultivate weeds. He used various supplements and fertilizers, pots rafted by potters with nutrient-rich soil, grow-lights, and greenhouses. He photographed the growth of the weeds daily with a large format camera, observed them, and wrote cultivation diaries. It was for the weeds, which are of no use to farmers.

Da-Seul Lee named his impractical weed cultivation project “Weed Culture Room” and exhibited it. He assigns value to a dedicated yet ostensibly futile act, labeling it as art. The artist aims to reflect on selfishness, the anthropocentric view of nature, and the contradictions of capitalism that measure everything by its utility value. He notes the irony in farmers cultivating weeds, the discarding of once-valued crops, and his own paradoxical efforts in deliberately nurturing the weeds to be more robust, which destroyed his crops.

Lee’s solo exhibition “SuriSuri Mahasuri SuSuri Sabaha” explores human desire and contradictions within Jeju’s natural setting. The exhibition traces the journey from nurturing weeds to the felling of Aronia trees overwhelmed by them. The remnants of these aronia trees, echoing the artist’s childhood dreams, are exhibited alongside “Imaginative Painting”. The “Installation of 1000 Plant Nutrients for the Dead Daisy Fleabane and Horseweed” and the “Aronia Fields Covered with Weeds” embody a decade of the artist’s dedication. Both efforts—the cultivation of weeds and Aronia—hold significance for Lee. Even though Jeju locals may dub him “Dora-zzang,” [1] he discovers alternative meaning in his seemingly paradoxical dedication to what some might deem pointless endeavors.

The exhibition’s title “SuriSuri Mahasuri SuSuri Sabaha”[2] originates from the Buddhist Thousand-Arm Sutra, a mantra for purifying karma. After cutting down all the Aronia trees she had painstakingly grown, he constructed a monument named ‘The Electric Pruning Shear that Cut Down 127 Aronia Trees.’ To free himself from the guilt for destroying the trees he once cared for, he turns to the mantra of SuriSuri Mahasuri, acquires an amulet from a monk, and prays for the plants’ rebirth in a better place. He keeps the amulet bought from a renowned online store in his wallet. The exhibition represents our tale, full of contradictions.

In the area where the Aronia trees were felled, cherry blossom trees that had not been planted began to grow. Birds constructed nests from Aronia branches within these cherry blossom trees. Silver grass and various unnamed weeds sprouted alongside, creating a space where what is often deemed useless by humans assembled to form their own world. The artist has envisioned planting a diverse array of trees to foster a landscape where spontaneous growth and intentional planting merge, much like the scenes depicted in her imaginary paintings. In pursuit of a beauty that, while seemingly purposeless, holds value to someone, he continues his dual life as a farmer and an artist—a life he has cultivated in Jeju for the past decade.

Written by Sun Mi Lee
Curator, Alternative Space LOOP
Translated by Jee Won Kim

Da-Seul Lee (b, 1980-)
Da-Seul Lee searches for and visualizes the contradictions of a landscape that is becoming familiar but unnatural. Through farming, which he started in his hometown of Jeju in 2012, he records the irony arising from the difference between the speed of humans and the speed of nature through writing, photography, video, installation, and performance. The aronia cultivation diary, weed cultivation diary, and weed removal diary that I have been using since 2016 are still in progress in the reality that they cannot coexist. Major exhibitions include «Let’s not meet in our dreamland, Space UNIT4, Seoul, 2023», «A story about a young man who cannot see autumn leaves, Open Space Bae, Busan, 2023», «Hold me tight when a lark is up in the sky, Art Space Sinsaok, Seoul, 2022», «Jeju Jungle, Arario Museum, Jeju, 2016», «Overture 2: Photography, Gallery PKM, Seoul, 2011».

쓸모없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제주 태생인 이다슬은 2012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제주로 돌아온다. 감나무 밭이었던 600평 제주 땅에 참깨 농사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모두 반대했지만 농업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철학대로 유기농 농법을 사용하기로 한다. 참깨 순이 올라오자 잡초가 따라 올라온다. 조금 더 자라면 참깨와 잡초가 구분이 될 테니 그때 잡초만 뽑으면 되겠지 생각했다. 한, 두 달 지나니 참깨가 꽤나 자랐다. 그리고 참깨 주위에 잡초도 함께 자랐다. 참깨와 잡초 모두 엉키고 설켜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무성하게 자랐다. 잡초만 뽑아내려고 애를 썼지만 이미 뿌리까지 엉켜 참깨가 같이 뽑히는 참사가 발생했다. 간신히 모은 참깨로 얻은 참기름은 대략 소주 됫병 5개에 담겼다. (통상적인 기준으로 600평에서 재배한 참깨에서는 큰 소주병 50개 양의 참기름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참깨와 잡초를 함께 기른 결과다.

참깨 농사를 망친 후 아로니아 재배에 도전해 본다. 257그루의 아로니아 나무를 심었다. 재배를 시작할 즈음 전국에 아로니아 열풍이 불어 많은 농업인들이 아로니아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시장 경쟁이 심해지자 장사꾼들은 빠른 판매를 위해 출하 시기를 앞당겼고, 숙성되지 않은 열매는 떫은 채로 판매가 되었다. 소비자들은 맛이 없고 떫은 아로니아를 외면하게 되었고, 효용가치가 없어진 아로니아는 무참히 잘려나갔다. 그렇게 아로니아 열풍은 사라졌고, 이다슬 작가의 아로니아 역시 판매되지 못한 채 잡초에 휘감겨 형체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처음부터 잡초와 농작물을 함께 기를 생각은 아니었다. 농사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을 때 화학비료나 농약은 쓰지 않기로 다짐했고, 때문에 잡초 제거 역시 일일이 손으로 뽑아야 했다. 열심히 뽑아도 또다시 자라는 잡초덕에 무릎의 연골은 닳아 없어지고, 허리는 망가졌다. 어차피 다시 자라는 잡초를 뽑기 위해 왜 몸만 상하는 의미 없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을까? 이다슬은 잡초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잡초만을 위한 밭을 만들기로 한다.

땅을 고르게 만들고 잔디와 비슷하게 생긴 풀을 옮겨 심었다. 잔디밭 같은 푸르른 잡초밭을 만들어 그 위에 누워 하늘을 보는 상상을 했다. 혹여 다칠까 잔뿌리까지 조심스레 캤다. 그냥 잡초, 풀인 줄 알았던 녀석들에게도 알고 보니 예쁜 이름이 있었다. ‘새포아풀’, ‘바랭이’, 그리고 ‘왕바랭이’. 사랑으로 돌보니 푸른색으로 잘 자랐고, 하루하루 뿌듯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풀들은 누렇게 변했고, 아무리 물을 주어도 초록색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열심히 뽑았을 땐 속도 모르고 무성하게 자라더니, 막상 키우려고 마음먹으니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잡초를 ‘잘’ 재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로 한다. 각종 영양제와 비료, 영양분이 풍부한 흙으로 빚어진 도예가의 화분, 식물 재배등, 온실이 동원됐다. 그리고 매일 대형 카메라로 잡초의 성장을 촬영하고, 관찰하고, 재배 일지를 쓴다. 농부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잡초를 위하여.

이다슬은 무의미한 잡초 재배 프로젝트에 <잡초 배양실>이라는 제목을 붙여 전시를 했다. 정성을 다한 의미 없는 행위에 가치를 부여하고 예술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농부가 잡초를 재배하는 모순적인 태도에서 인간의 이기심, 인간 중심으로 바라보는 자연에 대한 태도, 모든 것을 효용가치로만 대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한 때 인기가 많았으나 시장가치가 사라지자 베어버리는 농사꾼, 본인의 농사를 망쳐버린 잡초를 물리적인 힘으로 더 씩씩하게 키우려는 스스로의 태도에서 인간의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이다슬 개인전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제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모순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잡초 재배를 시작으로 잡초 때문에 망쳐버린 아로니아 나무를 베어 버리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밑동만 남은 죽은 아로나무는 어린 시절 작가의 꿈이 담긴 <상상화>와 함께 전시된다. <죽은 개망초와 망초를 위한 1,000개의 식물 영양제 설치>, <잡초로 뒤덮인 아로니아 밭> 등에는 십여 년 동안의 작가의 노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잡초를 위한 노동, 아로니아를 위한 노동 모두 이다슬에겐 이유가 있는 행위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그를 도라짱이라고 부르지만 의미 없는 행위에 정성을 부여하는 모순적인 자신의 행위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전시 제목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불교 경전인 천수경 첫머리에 나오는 글귀로, 인간의 업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한 주문이다. 작가는 애써 키웠던 잡초들과 아로니아 나무를 모조리 잘라버린다. 그 후 <127그루의 아로니아 나무를 자르고 멈춘 전동가위> 기념비를 세운다. 정성껏 키웠던 생명을 죽인 모순적인 행위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자 수리수리 마하수리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그들이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스님에게 부적을 구매한다. 온라인 부적 판매 1위 쇼핑몰에서 구매한 부적을 지갑에 간직하며 아로니아가 극락왕생하길 기도한다. 전시는 모순으로 가득 찬 우리의 이야기이다.

아로니아가 잘려나간 자리에는 심지 않은 벚나무가 자라났다. 벚나무 위엔 새들이 아로니아 가지로 둥지를 지었다. 억새와 이름 모를 잡초들도 함께 자란다. 인간의 눈에는 쓸모없는 것들이 모여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작가는 이곳에 여러 종류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한다. 작가가 그린 상상화처럼 심지 않은 나무와 심은 나무가 공존하는 풍경을 만들 예정이다. 쓸모없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그는 제주에 사는 10년 차 농부이자 예술가이다.

글: 이선미,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이다슬 (b, 1980-)
이다슬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했고 사진을 주 매체로 사용한다. 작가는 삶은 모순으로 뒤엉켜 있지만, 또한 그 모순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데, 그래서 풍경은 공간의 조직체계 차원에서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농사를 경험하며 잡초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작업의 국면을 맞았다. 잡초를 죽이는 것을 멈추고 잡초를 살리는 길을 택한 것이다. 다시 자랄 것을 알면서도 뽑아내야만 하는 잡초를 베어내지 않고 정성껏 기르면서 시작된 작가의 시도는 어느덧 두툼한 텍스트와 섬세한 사진 작업이 되었다. 현재 잡초 재배 프로젝트 “종달새 날아오르면 나를 꼭 안아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의미 없는 행위에 정성을 부여하는 모순적인 행위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는 작가의 프로젝트는 예술곶 산양을 시작으로 싹을 틔우고 있다.